사도세자(1735-1762)와 영조(1694-1776)는 한국 역사, 특히 조선 시대에 주목할 만한 인물입니다. 이들의 관계는 한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이고 논란이 많은 관계 중 하나입니다.
"내가 임금이 아니고 네가 임금의 아들이 아니라면 어찌 이런일이 있겠느냐?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영조대왕 (이금)
영조는 조선후기 제21대 왕입니다. 재위기간은 1724년~1776년으로 조선 역대 왕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왕위에 있었습니다. 모친 숙빈 최씨가 무수리 출신으로 아들 영조는 서출이었습니다. 왕이 되어서도 정통성이라는 큰 약점이 있었으나 이전의 그 어느 왕보다도 민생을 위한 정치를 펴나가 조선 시대 몇 안 되는 성군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영조는 이복형인 경종이 죽고 30세의 나이로 비교적 늦게 즉위했지만 80세를 넘길 정도로 매우 장수했기 때문에 영조의 치세는 장장 52년에 달했는데, 이는 조선역사에 있어 최장기 집권에 해당하며, 역대 조선의 국왕 중 최장수 군주였습니다. 그의 통치는 개혁을 시도하고 중앙 정부를 강화하려는 노력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들인 사도세자와의 관계는 그의 업적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 내가 바란 것은 그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사도세자 (이선)
영조는 42살에야 겨우 아들을 얻었고 영조의 너무나도 귀한 늦둥이 아들이었습니다. 영재급으로 총명했던 아들에게 욕심이 났던 영조는 100일도 안된 아이를 생모와 떨어뜨려 환관과 궁인들에게 키우게 합니다.
혜경궁 홍씨는 자서전 한중록에서 이런 것들이 남편(사도세자)을 망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궁인들의 리더격인 최 상궁과 한 상궁이 큰 원흉인데 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의 어릴 적만 생각하고 그녀를 업신여기며 세자를 자주 만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귀한 아들이 빨리 성군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아버지 영조의 지나친 기대와 관심은 조금이라도 실망이 될 때마다 구박과 핍박이 되었습니다.
엄격하기만 한 아버지에게 사도세자는 주눅이 들어 아버지 영조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을 겁니다. 일국의 세자가 창문을 넘어 달아나고 자살 소동만 서너 번을 벌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도세자는 부왕이 잘해주지도 않으면서 걸핏하면 화를 내고 질책을 계속하며 선위 파동이니 뭐니 해서 머리가 피가 나도록 두드려대면서 석고대죄를 해야 했고 심적 부담으로 기절까지 하니 나중에는 제정신이 유지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왕세자가 된 사도세자, 어린아이가 겪었을 과도한 스트레스와 애정결핍은 정상적인 정서가 형성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도세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하고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그의 편집증과 환각은 자신의 가족을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사도의 아내 혜경궁 홍 씨는 자녀를 보호하고 위험한 정치적 상황을 헤쳐나가는 동시에 고민하는 남편을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신하들은 사도의 왕세자 적합성 문제를 놓고 분열됩니다. 일부 신하들은 사도세자의 상태가 왕의 엄청난 압력과 가혹한 처우의 결과라고 여기며 사도세자를 동정합니다. 그러나 다른 신하들은 그를 제거해서 안정을 찾길 원했습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는 해가 갈수록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사도의 불안정한 마음으로 인해 일련의 폭력 사건이 영조에게 가슴 아픈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긴장은 한계점에 도달합니다. 이에 왕은 사도를 뒤주에 가두어 사실상 사형을 선고하게 되면서 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 비극적인 행위는 조선왕조의 안정을 수호한다는 핑계로 자행되었습니다.
그곳에서 8일 만에 사도세자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처형방식은 영조가 자신의 아들을 직접 죽이는 일이 중대한 죄로 간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습니다.
무거운 소재의 영화를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잘 풀어냈습니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하게 만듭니다.
아들에게 날카로운 눈빛과 말들로 상처를 주는 송강호의 매몰찬 연기와 상처를 받고 치유하는 법을 몰라 방황하는 세자의 모습을 유아인이 완벽하게 연기하였습니다.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복잡하고 비극적인 관계를 깊이 파고들며 정신 질환의 파괴적인 영향, 왕실 기대의 부담, 정치권력의 가혹한 현실을 조명합니다. 신랄한 스토리텔링과 강력한 연기를 통해 사도 왕세자는 가족의 의무, 광기, 그리고 종종 참을 수 없는 리더십의 무게라는 주제를 탐구하면서 한국 역사의 어두운 장을 냉철하게 살펴봅니다.